
일본 여행중 기절할뻔...
늦은 밤, 일본 여행 중 숙소 근처 편의점에 들렀다.
삼각김밥 하나와 따뜻한 음료를 사서 조용히 돌아가려던 평범한 순간이었다.
편의점 안은 조용했고, 계산대 앞에는 교복을 입은 일본 여고생이 서 있었다.
그런데, 그녀를 보는 순간 나는 멈칫했다.
얼굴이… 새까맸다.
정확히 말하면, 화장으로 얼굴 전체를 까맣게 칠한 상태였다.
속눈썹은 길고, 입술은 반짝이는 핑크색.
머리는 탈색한 듯한 금발.
손에는 작은 거울과 파우치.
그녀는 거울을 꺼내 립글로스를 덧바르며, 아무렇지 않게 삼각김밥을 고르고 있었다.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 하나.
“강크로?”

강크로? 갸루? 여고생?
일본에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던 하위문화 중 하나가 ‘강크로(ガングロ)’다.
‘강’은 일본어로 ‘검다’, ‘크로’는 영어의 ‘black’을 뜻하는 ‘kuro’에서 온 말.
햇볕에 탄 듯한 피부, 과장된 메이크업, 튀는 패션.
당시엔 갸루(ギャル) 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거의 보기 힘든 스타일이다.
그런데 내 앞에 있는 일본 여고생은, 그 시절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코스프레처럼 보이지 않았다.
삼각김밥을 고르고, 음료수를 들고, 계산대 앞에서 거울을 꺼내는 모습까지.
그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그녀의 일상이었다.

당황 → 관찰 → 이해
처음엔 당황했다.
‘이게 아직도 유행이야?’
‘설마 코스프레?’
‘학생이 저렇게 화장해도 되는 거야?’
하지만 그녀는 너무 자연스러웠다.
점원이 아무렇지 않게 계산을 하고, 뒤에 서 있던 다른 손님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튀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저, 그렇게 꾸미는 게 자기답다고 느끼는 사람 같았다.
일본에서는 ‘꾸민다’는 행위가 꼭 누군가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자기 안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일 때가 많다.
그녀는 말이 없었고, 표정도 없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오히려 더 강렬했다.
‘나는 나야’라는 메시지를 조용히, 강하게 전하고 있었다.

편의점 점원의 한마디
계산을 마친 그녀는 편의점 문을 열고 나갔다.
그 순간, 점원이 나를 보며 웃었다.
“요즘 저런 스타일 다시 유행이에요. SNS에서 인기 많아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생각했다.
‘내가 아는 일본은 아직도 모르는 게 많구나.’
호텔로 돌아가는 길, 삼각김밥을 들고 걷는 내내
그녀의 까만 얼굴과 반짝이는 입술이 떠올랐다.
그건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자기 존재를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일본 여행에서 마주한 또 하나의 얼굴
일본 여행은 풍경만 보는 게 아니었다.
그들의 일상 속에서,
그들의 감정이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마주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조용하지만 강한 자기표현이 있었다.
아직도 일본에는 배울? 그리고 놀랄 문화가 많구나....길거리를 걷는 강크로 일본 여고생을 보며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그녀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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