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고생

속옷을 입을까 말까? 일본 여고생들의 유카타에 관한 소문과 진실

꿈을 꾸는 지렁이 2025. 11. 9. 06:30

일본 여름 마쯔리(축제)에서 생긴일 

일본 여행 중, 여름 축제의 열기로 가득한 저녁 무렵.
형형색색의 유카타를 입은 일본 여고생들이 거리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그들은 친구들과 웃으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금붕어 잡기나 야키소바 앞에서 줄을 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축제의 흥분만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가방을 살짝 끌어당기며 다리라인을 정리하는 손짓,
허리끈을 조심스럽게 매만지는 모습,
거울 앞에서 잠시 멈춰 선 표정에는
작은 움직임에도 무엇인가를 들키지 않으려는 듯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녀는 평상시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옷이 직접 피부에 닿는 낯선 촉감에 살짝 당황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교복을 입었을 때의 활달한 모습과는 사뭇 다른, 조용하고 섬세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유카타의 기원 – 속옷을 생략했던 전통

유카타는 원래 ‘湯帷子(ゆかたびら)’라 불리던, 목욕 후에 맨몸 위에 걸쳐 입는 얇은 옷이었다.
헤이안 시대에는 귀족들이 입었고, 에도 시대에 들어서면서 서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졌다.
당시에는 팬티나 브래지어 같은 현대식 속옷 개념이 없었고, 대신 ‘湯文字(ゆもじ)’라는 천을 허리에 감아 간단히 몸을 가렸다.
즉, 유카타는 처음부터 속옷 위에 입는 옷이 아니라, 속옷을 대신하는 옷이었다.

에도 시대의 마쯔리와 유카타 – 외출복으로의 변화

초기 유카타는 실내복이나 잠옷처럼 사용되었지만,
에도 시대 후반, 도시 문화가 발달하면서
멋을 아는 에도 토박이들이 유카타를 입고 외출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때부터 유카타는 여름 외출복이나 축제복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마쯔리(축제)나 불꽃놀이 같은 행사에 유카타를 입고 나가는 문화가 점차 퍼지게 되었다.
특히 에도 말기 여성들은 유카타를 입을 때 속옷을 생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단지 전통 때문만이 아니라, 유카타가 얇고 통기성이 좋아
속옷 없이 입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실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에는 속옷이라는 개념 자체가 지금과 달랐고,
몸에 밀착되는 속옷보다는 간단한 천으로 가리는 정도가 일반적이었다.

 

일본 여고생들은 유카타안에 “속옷을 입지 않는다”는 말이 왜 퍼졌을까?

 

 

일본 여고생들이 유카타를 입는 상황은 대부분 여름 축제나 불꽃놀이 같은 이벤트다.
이때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착용을 선택하기도 한다.
특히 유카타는 얇은 면 소재가 많아, 일반 속옷을 입으면 라인이 드러나거나 색이 비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유카타에 맞는 전용 인너웨어나 노라인 속옷을 선택한다.
라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혹은 더운 날씨에 덜 불편하도록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카타는 속옷 없이 입는 것이 전통”이라는 인식은 일부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름 축제에서 유카타를 처음 입는 일부 여고생들 중에는
이러한 인식을 그대로 받아들여
속옷을 생략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는 단순히 전통에 따랐다기보다는
유카타라는 옷이 주는 분위기와 자신감에 맞춰
평소와는 다른 대담한 스타일을 시도해보고 싶은 감정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 때문에,
일각에서는 “여고생은 유카타에 속옷을 입지 않는다”는 말이 새로운 정설처럼 여겨지는 소문이 생기기도 했다.
이러한 소문이
영상, 블로그, SNS 등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면서
이러한 선택이 마치 일반적인 상식처럼 잘못 퍼져 현재의 유카타 문화의 일부로 자리잡게 되었다.

유카타는 청춘을 드러내는 아이템

유카타는 마쯔리, 즉 축제의 상징이다.
그리고 일본 여고생들에게는 평소와는 다른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도 하다.
교복이나 일상복과 달리, 유카타는 여성으로서의 매력과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도구다.
그 순간, 주변의 시선은 단순한 옷차림을 넘어서
그녀가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얼마나 예쁘게 보이고 싶은지를 느끼게 한다.
유카타 안에 어떤 선택을 했든,
그건 단순히 더위를 피하거나 라인을 감추기 위한 실용적인 이유만은 아니다.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감각적인 태도다.
노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카타라는 옷에 맞춰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와 자신감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식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축제가 끝나갈 무렵, 나는 조용히 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앞서 걷는 유카타 차림의 여고생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친구들과 함께 있었지만, 말없이 걷고 있었다.
가방을 살짝 끌어당기며, 유카타 옷자락 너머로 드러나는 다리 라인을  조심스럽게 정돈하고 있었다.
그녀의 유카타는 하연색이었고, 허리끈은 살짝 느슨하게 묶여 있었다.
그 모습은 축제의 열기 속에서도 조용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나는 괜히 긴장했다.
그녀가 나를 의식했을까? 아니면 단지 축제의 여운에 잠긴 걸까?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카타를 입은 여고생이 앞에 걸어가고 있을 때 긴장하는 건… 나 하나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