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고생

곰도 안무섭다 -홋카이도 일본 여고생-폼생폼사-깡에 살고 깡에 사는 그녀

꿈을 꾸는 지렁이 2025. 11. 8. 03:30

곰때문에 날리난 일본 열도

일본 에서는 요즘 곰때문에 난리가 났다.

 

이상 기온으로 겨울잠에 들어가지 못한 곰들이 먹이를 찾기위해

도심부에 빈번히 출현 사람들을 공격하는 일들이 비일비재로 발생했기 째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곰관련 사건들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일본에서는 

이전 부터 곰 관련한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였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실종자들 일명 가미가쿠시라고 불린 행방불명 사람들이 곰들에게 

잡아먹힌 것이 아니냐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나 또한 몇 년 전 한겨울 동면에 들어갔어야 할 곰들이 홋카이도 민가에 출몰해 사람을 공격한다는

제보를 받고 이를 취재하기 위해 홋카이도에 간 적이 있었다.

 

오늘 아침 곰 관련 뉴스를 보며 예전 취재때 만났던 홋카이도의 일본 여고생들을 문득 떠올렸다.

 

아- 벌써 대학생이 되었을려나...?

✈️ 취재하다 얼어 죽을뻔...

곰의 도심  출몰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홋카이도에 갔던 그날

 

유난히도 눈이 많이오고 바람도 쎄게 불어서 일본 전체가 얼어 붙고 있었다.
삿포로 국제공항에 도착한 순간, 

 

나는 외쳤다. 

 

미쳤다...

 

와...진짜...이건.....아....이건 아니다...

 

그냥 한마디로 장난 아니게....춥다.....


눈보라가 휘날리고, 공기는 냉장고를 넘어
냉동창고 같은 차가움이었다.


의식이 몰롱해지고, 거의 동사할 뻔한 상태로
호텔로 향하는 택시 안에 몸을 던졌다.


그런데 그 순간,

 

내가 본것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외투도 없이 반팔 교복 차림에 맨다리로 걷는 홋카이도의 일본 여고생들...


나는 얼어붙은 채 속으로 되뇌었다.

 

밖엔 안 춥나..

 

곰도 돌아 다닌다는데

 

쟤넨 무섭지도 않나?

 

아니 그럴리가 없다...

 

취재하러온 곰보다  홋카이도의 일본 여고생들에게 관심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 눈보라 속 징기스칸 한 점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살기 위해 주변의 따뜻한 음식점을 찾아 해맸다.

 

때마침 눈앞에 나타난것은 北海道ジンギスカンMASAJINすすきの本店.


📍 주소: 札幌市中央区南4条西5丁目6-3 第二秀高ビル1F
🚇 가는 길: 지하철 ‘스스키노역’에서 도보 3분
🕔 영업시간: 매일 17:00 ~ 24:00 (라스트 오더 23:00)


문을 열자마자 퍼지는 양고기와 간장 소스의 구수한 향,


그리고 중앙이 볼록한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


양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기름은 담백하고 육즙은 풍부하며, 잡내는 전혀 없었다.


숙주와 양파가 고기 기름을 머금고 익어가며
그야말로 추위 속의 위로가 되어주었다.

 

📖 징기스칸의 유래 — 왜 홋카이도의 대표 음식이 되었을까?


•  징기스칸은 양고기를 볼록한 철판에 구워 먹는 일본식 바비큐 요리로,
홋카이도에서 시작되어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  이름은 몽골의 정복자 칭기즈 칸에서 따왔으며,
20세기 초 일본 정부가 양모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홋카이도에 양을 도입하면서
소비 촉진을 위해 이국적인 이름과 이미지가 결합되었다.


•  당시 일본 본토에서는 양고기 소비가 거의 없었지만,
홋카이도 주민들은 이를 지역 정체성과 연결된 음식 문화로 발전시켰다.

 

슬슬 배가 불러 오고 몸도 따뜻하지자...졸리기 시작했지만 

 

힘내서 기사의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내용은 일본 홋카이도 일본 여고생의 미니스커트...아니아니

 

일본 행방불명자와 곰에 관한 기사이다.

 

집중하려 노력했지만  택시에서 본 홋카이도 여고생들의 차림새가 기사를 쓰는 내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가미카구시의 범인은 곰이었다?

일본 에서는 쉬쉬하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산에 갔다가 갑자기 사라진 사람들 일명 가미가쿠시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곰에게 당했고 그리고 곰의 먹이가 

되어 잡아 먹혔기때문에 유골이 발견 안된다는 끔직한 소문이었다.

 

물론 일반 언론이나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며

표면적으로는 곰이 사람을 잡아 먹는 다는 충격적인 사실은 

나돌지 않았지만 사람들 뒷 소문으로 거의 기정 사실이 되어있었다.

 

일본 홋카이도는 산림이 풍부하고 일본내에서도 자연림의 크기가 가장큰 지역으로

곰또한 대량 서식하고 있으며 곰들이 민가에 출몰하는 사건 또한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홋카이도의 곰 이나 자연에 대한 시각 또는 태도는 사뭇 본토의 사람들의 태도와는

다른 특별한 것이 있었으며 곰을 마주하는 일본 여고생들의 태도 또한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 가미카쿠시란 무엇인가?

•  의미: ‘신이 숨겼다’는 뜻으로,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을 때 원인을 알 수 없을 경우 초자연적 존재의 개입으로 해석하는 일본 전통 개념.
•  기원: 아이가 실종되었을 때 부모가 “신이 데려갔다”고 말하며 체념하는 데서 비롯됨. 이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한 문화적 장치이기도 함.
•  현대적 사용: CCTV가 없던 시대의 실종뿐 아니라, 지금도 흔적 없이 사라진 사건에 대해 ‘가미카쿠시’라는 표현이 사용됨. 특히 산림 지역에서의 실종은 이 개념과 자주 연결됨.

 

🐻 곰 습격과 가미카쿠시 소문들

•  홋카이도와 곰: 일본에서 곰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지역은 홋카이도. 산림이 넓고 민가와 인접해 있어 곰 출몰이 빈번함.
•  실제 피해:
•  2025년 기준, 곰 습격으로 인한 사망자 10명, 부상자 172명
•  이와테현에서는 온천 청소를 하던 남성이 실종 후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인근에서 반달가슴곰이 사살됨
•  나가노현 가미코치에서는 한국인 관광객이 곰에게 습격당해 중상을 입음


가미카쿠시와 관랸된 소문


•  곰에 의한 실종이 ‘가미카쿠시’로 해석되는 경우가 있음.
•  “산에 갔다가 사라진 사람은 곰에게 잡아먹혔다”는 민간 소문이 오래전부터 존재.
•  유골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 “신이 숨겼다”는 해석과 함께 곰의 포식 가능성이 암묵적으로 받아들여짐.


극단적 사례

 

•  일부 사건에서는 곰의 위장에서 희생자의 일부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  곰 출현으로 인해 골프대회가 연기되고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하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친 사례도 있음

깡으로는 일본 넘버원 홋카이도 일본 여고생

홋카이도의 여고생은 자연이 친구이며 정원이 홋카이도 산맥이다.

마을의 경계선을 조금 지나면 끝없이 펼쳐지는 산맥과 숲 그리고 야생 동물들

야생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그들의 친구이기도 하다.

물론 그녀들도 곰이나 야생 동물들을 무서워 한다.

 

하지만 그녀들이 느끼는 무서움이란 이질적인 존재에 대한 맹목적인 두려움이 아니라 

홋카이도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에서 나오는 무서움

즉 자연의 위대함을 인식하는 자만이 느끼는 두려움인것이다.

 

곰때문에 난리가 난 상황에도 홋카이도여고생 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도시 주변 산이나 도시 이곳저곳에 모여서 겨울을 만끽하고 있었다.

 

내가 취재한 여고생에게

 

곰이 돌아 다닌다는데 무섭지 않아요?

 

돌아온 여고생의 대답은 

 

민가에서 보는 것은 드문일이긴 한데 학교 갈때 자주 봐서 별로....

 

곰이 돌아다닐만 하니까 돌아다니겠지요.

 

너무나 태연한 그녀들...

 

반대로 곰의 딱한 사정까지 걱정해 주는 여유까지...

 

와 .. 진짜 깡 좋다.....

 

이런 홋카이도의 여고생들의 깡은 그녀들의 패션에서도 찾아 볼수가 있었다.

 

🧥 외투를 입는 건 ‘카코와루이(カッコ悪い)’ — 추위에 진 꼴

본토의 일본 여고생들도 겨울에 맨다리로 다닌다.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패딩이나 코트로 상체를 감싼다.


추위는 견디되, 실용성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홋카이도는 다르다.


한겨울에도 외투 없이 교복 그대로,


맨다리뿐 아니라 맨팔, 얇은 셔츠 한 장으로 거리를 걷는다.


이 모습은 전국 방송에서 반복적으로 취재될 만큼 이례적이다.


‘왜 저렇게까지?’라는 질문이 따라붙지만,


그들에게 외투는 단순한 방한용품이 아니라 **‘패배의 상징’**이다.


그들에게 추위는 이겨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멋과 폼 그리고 자신의 깡을 증명하는 무대다.


패딩을 입는 순간, 교복의 실루엣은 무너지고


‘폼’은 사라진다.

🧠 바보 같은 유행? 아니, 반골의 기질

본토 사람들에게는
홋카이도 일본 여고생들의 겨울 맨다리, 외투 없는 교복 차림이
그저 바보 같은 유행, 혹은 취재거리로 소비되는 풍경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는
홋카이도라는 땅이 겪어온 차별과 고난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자라난 사람들의

넉놓고 질 수만은 없다는 기질과 깡이 숨어 있다.

🏯 홋카이도, 정벌과 유배의 땅 — 메이지 이전의 차별적 역사

홋카이도는 일본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중심이 아닌 변경’,
그리고 **‘정복과 통제의 대상’**으로 존재해왔다.


•  고대에는 *에조치(蝦夷地)*라 불리며,
일본서기에는 에미시를 *“백 명을 상대하는 강한 병사”*로 묘사했다.


•  막부의 최고 권력자 **쇼군(征夷大将軍)**은
문자 그대로 *‘동쪽 오랑캐를 정벌하는 대장군’*이라는 뜻이다.


•  중세부터 에도 시대까지는 **범죄자 유배지(시마나가시)**로 활용되었고,
마쓰마에번을 중심으로 간접 지배와 교역 통제를 받았다.


이 시기 홋카이도는 ‘버려진 땅’, **‘통제 밖의 변경’**으로 여겨졌으며,
일본 본토의 중심부에서 문화적·정치적으로 배제된 공간이었다.


🗂️  참고문헌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 – 쇼군 칭호의 기원과 의미
홋카이도 박물관 – 전시 해설 자료집 (2023)

🔥 멋에 대한 집착은 어디서 왔을까?

홋카이도 일본 여고생들이
“나는 이 환경에 지지 않는다”는 대의명분을  명확히 품고 외투를 거부하는 건 아닐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멋없다에는 근성 없다라는 말이 내포되어 있다.

즉 추위를 이겨내고 참지 못하는 근성없는 모습이 멋없다는 것이지,

단순히 외투를 입는것을 비난하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멋없다라는 그 짧은 말 속에는
세대를 거쳐 내려온 지역의 기질,


외부의 시선에 지지 않으려는 무의식적인 태도,
그리고 홋카이도라는 땅이 겪어온 역사적 맥락이 스며 있다.

 

•  정벌의 대상이었던 에조치의 기억


•  유배지로 버려졌던 땅의 상처


•  본토 중심의 시선에 눌려 살아온 세대들의 자존심


이 모든 것이


“춥더라도 폼나게”라는 감각적 선택 속에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살아 있다.


그건 패션이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이며
그건 유행이 아니라 그들 안에 내포된 반항적 기질이다.


🧊  어린 시절 나도 그랬었다.

결국 곰 관련 기사에서 홋카이도 일본 여고생 관련 기사로..

내용을 급작스레 변경

 

물론 본사의 상사는 노발대발...

 

본사와  어지간히 싸우고나서야  겨우겨우 취재 종료 그리고  도쿄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나는 문득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렸다.


그리 부유하지 않은 환경… 아니,
솔직히 찢어지게 가난했던 집에서 태어나 자란 나는
일명 달동네라 불리던 산동네에서 자랐다.


겨울이면 집 안에도 찬바람이 돌았고,
변변한 외투 하나 없이,
티셔츠 한 장으로 추위를 버텨야 했던 날들이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달동네 아래 평범한 가정의 우리 반 친구들은
의아해하며 자주 물었다.

 

안추워?

왜 그렇게 입고 다녀?

나는 그때마다
홋카이도 여고생들과 똑같이 말하곤 했다.

 

멋없잖아... 남자는 폼이야....

그건 허세가 아니었다. 그건...깡이었다.


가난하고 어리지만 나만의 폼을 지키고 싶었던 마음,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던 어린 나의 삶의 방식이었다.


왠지 모르지만,


곰이아니라 그녀들에게 끌렸던 건 이런 나의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이었을까?